미국 기준 금리가 5.5%로 최고치를 달성했고, 미국 국채 금리도 4.6% 내외 수준을 유지 중입니다. 2009년부터 2% 이하의 저금리 시대에 살던 우리는 이제 주택금리담보대출이 6%를 뛰어넘는 고금리시대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언론들이 고금리 시대를 처음 겪는 것처럼 많은 걱정거리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고금리 시대를 처음 겪는 것일까?" 오늘은 이를 바탕으로 한국 경제에 대해서 전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우리는 고금리 시대를 처음으로 겪는 것인가?
2000년도 이후 기준금리 추이를 보면, 2009년 이후부터 2% 저금리 시대로 접어듭니다. 2% 이하의 저금리 기간은 2009년 2월부터 2010년 7월까지 (1년 5개월)과 2014년 10월부터 2022년 7월까지 (7년 5개월), 총 8년 10개월 동안이었습니다. 그 외 기간은 2% 이상의 금리를 유지하였습니다. 한국의 경제 역사 속에서 2% 이하의 저금리를 유지하는 기간은 약 9년 밖에되지 않았습니다. 즉, 저금리 시대가 일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 기준금리 자료는 1999년 이후만 확인이 돼서, 저금리 시대 기간에 대한 좀 더 명확한 이해를 위해 미국 기준금리 추이를 확인확인해 보겠습니다.이를 통해 2% 이하의 저금리를 유지했던 저금리 시대가 일반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한국 기준 금리 추이]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미국의 기준금리에 영향을 받는 것을 반영하듯, 미국의 저금리 구간과 한국의 저금리 기간이 대부분 일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1900년도 중반부터 확인이 가능한데, 미국의 기준금리 현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미국 역시 2% 이하의 저금리 시대 구간은 일반적이지 않으며, 대부분 2% 이상의 고금리 시대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미국 기준 금리 추이]
2. 현재의 고금리 시대는 무엇이 문제일까? (1) 과거 고금리 시대의 특징 : 높은 GDP 성장률, 높은 임금 상승률, 높은 물가 상승률, 높은 대출금리, 높은 예금 금리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추진 등으로 고도 성장기를 이루던 1960년대의 한국 GDP 성장률은 15%~20% 수준의 매우 높은 GDP 성장률을 달성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임금상승률 역시 매우 높았으며, 1989년의 경우 최저임금상승률이 29.7%에 달했습니다. 1960년대 높은 성장률로 인한 치솟는 물가가 건전한 경제 성장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1960년대 후반 물가상승률은 20%에 달했습니다. 정부는 고도성장을 위해 '수출기업에 대한 우대금리’ 등의 정책을 추진했고, 이는 높은 물가상승률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고도 성장기인 1960~1970년대 금리정책의 초점은 주로 물가 안정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64년까지 2년 동안 연 20%를 웃돌면서 치솟는 곡물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가계가 늘어났기 때문이었습니다.
물가 안정을 위한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1965년 9월 시행된 ‘금리 현실화’ 조치가 있었습니다. 1960년대에 정부는 정부주도의 성장정책을 뒷받침할 관치금융의 골격을 마련하기 위하여 국내 금융시장에 새로운 통제를 도입했으나, 유일하게 자유화의 방향으로 진행했던 정책이었습니다.
금리현실화 이전의 시중금리는 연 40% 수준, 사채금리는 연 50%를 상회하는 상황이었는데,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여수신금리는 연 3.5~20%에 불과했습니다. 이로 인해 민간유동자금이 금융기관 저축으로 유입되지 못하고 시장에 유동성 공급이 되면서 물가를 상승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이에, 금융기관의 금리를 현실적인 시장금리에 근접할 수 있도록 인상하는 정책을 추진하였습니다. 정부는 9월 하반기에 '이자 제한법'을 개정하여 금리상한을 연 20%에서 연 40%이내로 대폭 인상하였고, 이에 금융기관의 수신금리는 정기예금의 경우 연 15%에서 연 30%로 2배 인상하였고, 여신금리는 일반 어음대출의 경우 연 15%에서 연 26%로 대폭 인상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수신금리 인상은 시중자금을 공금융부문으로 유도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결론]
당시에는 높은 GDP 성장률로 인해 높은 물가상승률을 보였지만, 20~30%의 높은 임금성장률 및 평균적으로 10% 내외의 높은 임금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대출금리 역시 높았지만, 대출금리 보다 더 높은 20~30%의 예금금리를 받을 수 있었고, 20~30%의 높은 예금금리를 통해 부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즉, 가계 측면에서 비용 증가율보다 소득 증가율이 더 높은 특징을 지닙니다.
따라서, 당시에는 월급을 꾸준히 받을 수 있는 직장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했고, 받은 월급을 은행에 예금에 적립해서 은행에서 제공하는 20% 이상의 고금리 이자를 받는 것만으로도 집을 살 수 있는 충분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3. 현재의 고금리 시대는 무엇이 문제일까? (2) 현재 고금리 시대의 특징 : 낮은 GDP 성장률, 낮은 임금 상승률, 높은 물가 상승률, 높은 대출금리, 낮은 예금 금리
그러나, 현재의 고금리 시대로의 진입은 앞에서 본 과거의 고금리 시대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고, 그로 인해 사람들의 생활은 과거의 고금리 시대보다 상대적으로 더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첫 번째,한국은 저성장으로 진입하고 있어, 향후 GDP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차세대 주력 산업군 부재에 저출생 위기까지 겹치며 저성장 위기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매일경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기 성장전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내 연평균 잠재 성장률은 2010년대 3.09%에서 2020년대 1.89%까지 줄어든 후 2030년대 0.69%로 떨어집니다.
저성장 최대 원인은 생산성 정체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2022년 잠재성장률은 2.0%로 추정됐는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총요소생산성(0.9%포인트)이 1%포인트 이내로 제자리 걸음하며 성장이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즉, 돈과 노동력을 쏟아부어도 기술, 경영혁신 등이 약해지며 성장 에너지가 꺼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관련 기사 보기]
https://stock.mk.co.kr/news/view/214207
두 번째, 한국의 최저임금 상승률은 1989년 29.7%에서 2024년 2.5%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이는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에 기인합니다.
세 번째,높은 물가상승률을 보이는 상황에서 대출금리는 높은 반면, 예금금리는 낮은 상황입니다. 실제로 대출금리가 4.5% 로 3.81%인 예금금리보다 높은 상황입니다.
[결론]
현재의 고금리시대는 1% 이하의 매우 낮은 경제 성장률 및 그로 인한 낮은 임금 성장률이 주요 특징입니다. 반면, 대출이자는 4.5%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예금 그리는 그 보다 낮은 3.81% 수준입니다. 즉, 가계 측면에서 비용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 보다 더 높은 특징을 지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계의 소득은 더욱 줄어들 위험에 처해 있게 됐습니다. (링크)
이러한 특징이, 과거 고금리시대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반으로 월급을 은행에 예금했을 때 제공되는 높은 예금금리를 통해 개인의 소득을 늘릴 수 있었던 상황과는 전혀 다른 상황인 것입니다.
앞으로의 고금리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이것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자료]
1. 한국 경제, (이자 30% 시절 아십니까…'한강의 기적' 저물자 고금리 시대도 '굿바이', 2019.11.22),
https://www.hankyung.com/article/2019112267931
2. [한국경제발전사개괄], 금리현실화 조치
https://www.nl.go.kr/NL/contents/N20103000000.do?schM=contView&schIdSub=CO000000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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